연세 상경·경영대학 동창회 홈페이지

유한익 동문_03경영, (주)티몬 대표이사,

박민영 동문_04경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 기업집단정책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

2월 9일 개막일까지 101일간 화합의 의미를 담아 달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봉송 이벤트에 박민영(04경제), 유한익(03경영) 동문이 각각 12월 13일 세종, 1월 11일 인천에서 주자로 참여하여 희망과 평화의 불꽃을 이어나갔다.

이 중 세종시 구간을 달린 박민영 동문이 성화봉송의 생생한 감동을 그대로 연경포럼에 들려주었다.

안녕하세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제학과 04학번 박민영입니다.

늘 하늘같은 선배님들 소식만 연경포럼을 통해 접해왔는데, 이렇게 선배님들 이야기 한켠에 작게나마 제 소식을 실을 기회가 주어져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2017년 12월 13일, 세종시 정부청사 구간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을 하였습니다. 길게 연결되어 있는 세종정부청사 옥상구간 3.6km 구간을 각 정부부처에서 선발된 1인씩 총 18인의 주자가 나눠 뛰었습니다. 처음에는 달리는 구간이 200m라고 해서 ‘겨우 200m야?’ 라고 생각했는데, 성화봉의 무게가 꽤 나가더라구요. 거기에 불까지 타오르고 있으니 200m를 뛰고 나서 등에는 땀줄기가 흘렀습니다. 이 불을 꺼트리지 말고 잘 전달해서 꼭 평창에서도 활활 타오르게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어깨를 무겁게 했지 않을까요.

이른 나이에 공직을 시작하여 어느덧 9년차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험에 합격했다는 환희와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열정 넘치고 불타오르는 패기로 똘똘 뭉쳐 있었는데, 어느덧 시간 속에 점점 무뎌져 가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신경해지고, 작은 것에 감동하거나 열광하거나 그러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건가 싶다가도 과거의 모습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하고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성화가 세종청사구간을 지나고, 그 구간에서 성화를 봉송할 주자를 선발한다는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인생의 굴곡도, 사연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어서 뽑힐 거라는 큰 기대는 없이 지원했는데 제 요즘의 마음을 알았는지 감사하게도 주자에 선발이 되었습니다.

성화봉송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이전 주자로부터 성화를 건네받을 때입니다. ‘Torch Kiss’라고 하는데요, 성화봉을 맞대면 상대편의 성화봉에서 제 성화봉으로 불이 옮겨 붙는데, 정말 순식간에 촤르르- 소리를 내며 활활 타올랐습니다. 순간 가슴 속에 있던 무언가가 움찔거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00m, 천천히 달려봐야 1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그 1분은 제게서 잊혀져가던 희망과 열정을 다시 떠오르게 했고, 또 다시 불타게 했습니다. 가슴이 벅차올라서는, 고작 200m일 뿐인데, 뛰고 나서도 한참동안이나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 ‘나는 잘할 수 있다’는 믿음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가슴속에 작은 자신만의 성화를 간직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꺼져서는 안되는 믿음 같은 것이지요. 그리고 30년 만에 이 땅에서 다시 열리는 올림픽도 다 함께 기쁜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민영 동문이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43일차 영상 하이라이트를 다음 유튜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GCLaC5N_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