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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스페셜 인터뷰] PE업계 3인방 특집 : 김동준[83경제],이종철[88경영],정회민[98경영]
등록일:2021-12-23
조회수:936

 

대체투자 전문 시장조사기관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전세계 대체투자시장은
사모펀드운용사(PE)와 벤처캐피탈(VC)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성장하고 있다.
PE업계에서 뛰어난 투자역량을 인정받아온 김동준/이종철/정회민 세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동문들에게 다양한 투자경험과 소중한 경영노하우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김동준[83경제] 큐캐피탈파트너스 부회장

이종철[88경영] 제이씨파트너스 대표이사

정회민[98경영] 코스톤아시아 상무 

 

 

Q. PE업계에 일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동준) 저는 공인회계사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IMF 금융위기를 계기로 M&A 컨설팅을 하게 되면서 투자금융업계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벤처캐피탈 대표를 역임하기도 하고, 상장제약회사의 상근 감사로 일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자로서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가 2005년부터 몸담은 큐로그룹에서 2013년에 PE업을 영위하는 ‘큐캐피탈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인수하였고, 2014년에 큐캐피탈의 대표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PE업계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종철) 저는 2003년 일본 Hitotsubashi University MBA 졸업 후, 금융그룹인 ORIX에 입사하여 아시아 지역의 M&A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와 관련된 커리어는 그렇게 시작했지만 주로 그룹의 전략적 M&A를 우선하여 추진하였고, 고용형태나 성과체계도 일반적인 ORIX직원과 같았기에 엄밀한 의미로 스스로를 PE업계에 종사했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07년 2,400억 원을 투자했던 대한생명에서 8,000억 원 이상을 회수하면서 당시 제 상사였던 이노우에 현 ORIX그룹 CEO로부터 ‘독립채산제로 한국 전담 투자팀을 신설하여 ORIX 자금을 운용하는 실질적인 General Partner(GP)가 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 본격적인 PE업 커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ORIX PE Korea(OPEK)를 설립하여 국민연금 등의 외부자금도 운용하게 되었고, ORIX 본사 한국실장과 OPEK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총 14건, 1조 2천억 원의 투자를 통해 약 2조 3천억 원을 회수하며 연 36%의 수익을 남겼고, 2018년 ORIX그룹을 나와 JC파트너스를 창업하였습니다.

정회민) 저는 PE업계의 전형적인 커리어 패스를 밟은 것 같습니다. 2005년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5개월 정도 일하다가, 재학 당시 인턴으로 일했던 도이치뱅크 그룹 IBD(Investment Banking Division) 오피스에서 Summer Program에 지원하도록 추천 받아, 도이치뱅크 홍콩지점에서 IB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딜메이커’로서 한국과 홍콩에서 M&A 및 자본시장 거래를 10년 넘게 담당했습니다. 이후 제가 맥쿼리 그룹(Macquarie Bank)에 있을 때 같이 일했던 동료가 미국의 파트너와 함께 창업한 코스톤아시아에 합류하면서, PE업계에서 일한지는 어느덧 7년 정도 되었습니다.

 

Q. 우리나라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업계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선구자로서 감회 부탁드립니다.
김동준) 누적 AUM(Asset Under Management: 운용자산) 크기 순으로 큐캐피탈은 업계 7위 정도입니다. 성공적인 자리매김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망하지 않고 이렇게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PE업은 반복적인 투자를 하게 되는데, 그 모든 투자에서 성공적일 수는 없기 때문에, 잘못 판단한 또는 실패한 투자를 어떻게 잘 마무리하느냐가 생존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능력보다는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운이 좌우하기 때문에 제 능력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자만할 수 없는 거지요. 물론 일에 정성을 다하고, 정도를 걷는 것은 필수입니다.

이종철) 제 이름을 걸고 JC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창업한지 이제 3년이 지난 시점이라 아직 갈 길이 멀고, 그래서 ‘성공’이라는 단어가 더 조심스럽습니다. 20년 가까이 PE업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지난 10년 간 업계의 성장은 감회가 새롭습니다.
사모펀드는 2004년 자본시장법을 통해 한국에 도입된 이후,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PEF를 통해 기업을 보다 쉽게 인수합병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전문성을 갖춘 운용사들이 다수 등장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EF 운용사들은 우수한 회사를 발굴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따라서 PEF에 인수된 회사들은 기업가치가 증대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통해 국내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성장과 함께 사회적인 책임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단일 인수기업의 가치증대나 투자 수익에만 포커스 하지 않고 그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해당 산업군의 변화와 발전의 촉매가 될 수 있는지, 사회적인 기여가 얼마나 가능한지를 더욱 많이 고심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회민) 10년간의 발전은 정확히 코스톤아시아의 이야기이도 합니다. 저희는 2011년에 첫 투자 뒤 10년간 24건의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검토한 투자 건은 1,500여 개 가까이 될 것입니다. 저희 투자로서 잘 된 회사는 잘된 대로의 보람이 있고, 어려움이 있었던 회사는 그 어려움을 해결했던 보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늦은 밤까지 함께 일하고 고민했던 분들이 기업의 임원이 되고,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의 파트너가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고민을 이야기할 때 보람과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Q. 투자하시면서 하지 말았어야 하는 실수나 실책이 있었다면? 그로부터 배운 점, 동문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교훈, 경영판단의 원칙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김동준) 어느 투자 경우에도 욕심과 과도한 확신은 금물입니다. 욕심과 과도한 확신은 투자를 서두르게 하고, 조건을 명철하게 협상하지 못하게 해 나중에 일이 잘 못 되었을 때 큰 후회를 하게 됩니다. 투자협상은 스피드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때로는 독점적인 기회를 얻기 위하여 투자 프로세스에 필요한 일부를 생략하기도 합니다. 올바른 투자 결정에 필요한 경영, 회계, 법률, 환경 실사 등 다양한 기업 실사(Due Diligence)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스피드와 독점 기회를 위하여 이를 소홀히 할 경우 큰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다양한 실패 사례에서 얻은 교훈은 결국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입니다.

이종철) PE는 한 안건당 수백~수천억 원, 많게는 조 단위를 넘기는 투자를 하기에 안건 검토에서 실행까지 일반적으로 6개월~1년이 소요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보통 투자를 추진하면서 두 가지 실수를 범하기 쉬운데 하나는 안건에 대한 ‘집착’이 생기는 것입니다. 실사를 하면서 악재를 발견하거나 상황의 변화로 리스크가 높아졌음에도 그동안에 투입된 유무형의 비용과 노력에 대한 보상심리, 그리고 안건에 매몰되어 생기는 집착으로 인해 냉정한 판단을 못 하게 됩니다. 마무리하고 싶은 욕망과 상실감에 대한 두려움도 좋은 부분을 더 확대해서 보는 실수를 범하게 만듭니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포기’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면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를 들어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열정과 집념이 있어야만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안건을 클로징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두 가지 실수는 ‘냉철한 판단과 굳은 집념,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같은 안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양 극단의 요소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균형’있는 사고와 마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이것은 비단 PE업계 뿐 아니라 모든 삶의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회민) 투자논의를 진행하다 보면, 그 투자 건에 몰입하게 되고, 그것이 유일한 기회라는 착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지만,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실수의 근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생각은 주어진 사실에 대한 균형 있는 판단을 어렵게 하고, 거래 상대의 생각이나 선의를 포장해서 해석하게 합니다. 언제든지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투자기회를 바라본다면, 의무감에서 비롯된 성급한 판단에 의한 큰 낭패를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인즈의 ‘사실 관계가 달라지면 마음도 바꿔야 한다(When the facts change, I change my mind)’는 말처럼, 언제든지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Q. 투자대상 기업의 창업자 혹은 경영진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김동준) 사실 30년이 넘는 저의 경력 중에 수많은 사업계획을 심사하고 전개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초의 사업계획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수많은 변수들이 다양한 경영 환경 조합들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사업가는 그러한 변화를 적절하게 자신의 사업 계획과 내용에 반영하여 생존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투자대상 기업의 창업자 혹은 경영자가 이러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가를 보려고 노력합니다. 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답은 없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살아온 경력과 복수의 주변 평판을 들어보기도 합니다.

이종철) 우선 투자대상 기업의 현재 사업 및 향후 성장에 있어 창업자 또는 현 경영진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역량이 대체 가능한 것인지, 시장에 더 나은 후보가 있을지 여부를 생각해 봅니다. 창업자 및 경영진과 다양한 대화를 하고, 동종 업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평판을 듣기도 하면서 저희가 투자 후 상호 신뢰에 기반하여 미래에 대한 성장 전략을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분인지를 판단합니다.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할 경우에는 동종업계에서의 충분한 경험과 명성, 해박한 지식을 가진 검증된 후보자를 중심으로 검토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경계하는 대상은 과거의 성공에 대하여 너무 강한 확신을 가져서 변화나 도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입니다.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에 두면서도 변화하는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하고 저희와 함께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주실 경영진을 선호합니다.

정회민) 듣는 능력입니다. 저희가 접하는 창업자나 경영진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저희가 투자하는 중소중견 기업들은 대기업들과는 달리 기업의 역량이 모든 면에서 균형을 갖추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PE의 관점에서는 경영을 진단하고 다양한 개선활동을 추진하면서 외부의 전문가들과 내부 실무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주주로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의사결정자가 외부 전문가 등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그들이 항상 옳아서 라기보다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피하고 다양한 관점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제시되는 것이 보다 좋은 의사결정을 유인함은 물론, 실행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인다고 생각합니다.

 

Q. 어느 업계보다 뛰어난 인재의 참여 및 팀웍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량 있는 직원을 포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김동준) 사실 일은 자신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나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헌신과 도전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종합경영 예술인 PE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가 없습니다. 훌륭한 직원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 하는 투자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진심으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그의 역량을 성장시켜줄 수 있는 코칭이 필요합니다. 사실 뛰어난 직원에게는 제가 배우기도 합니다.

이종철) PE 투자업은 종합적인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후배 및 직원들은 이러한 종합적인 역량을 습득하는 과정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어느 한 가지 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가진 전문가로서 직원을 채용하고, 이들이 PE 투자업의 종합적인 역량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합니다. 직원들의 종합적인 역량 습득은 회사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지속 성장할 때 가장 기회가 많고,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경영자로서 회사의 성장과 직원 개개인의 성장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개개인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적절한 보상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회사의 성장을 통해 종합적인 역량 증진뿐만 아니라 더욱 높은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합니다.

정회민) 저는 후배들/직원들의 의견을 묻고,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E는 투자의사결정, 협상, 기업 경영, 자본시장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업무를 수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PE에 진입하는 사람들의 커리어 또한 IB(투자은행), 회계사, 컨설팅 등 그 배경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각 분야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고민한 각각의 전문성이 있습니다. 전문성을 인정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각자의 의견이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되고, 반영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한 당사자들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직원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것만큼 좋은 동기부여는 없는 것 같습니다.

 

Q.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나만의 전략이 있다면 무엇일지요?
김동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표현은 사실 제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협상이라는 것은 거래 상대방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조건과 방안들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인 협상 결과는 잠시 동안은 만족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꼭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협상에서 항상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내는 것은 그동안 수많은 투자 및 M&A 협상의 경험에서 나오는 지식과 지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투자 및 M&A 협상을 할 때 사실 그 중간 과정의 여정과 협상 타결을 위한 주요 조건, 그 이후의 변수들을 이미 상당히 높은 확률로 예상하고 알고 있습니다. 즉,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종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협상은 실행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상호 간에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배경, 동기, 제약조건, 성향 등 상대방을 다면적으로 이해하고 가장 중요한 니즈와 대신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파악을 합니다. 그리고 저희의 니즈 역시 함께 공유하고 해답을 찾아 나갑니다.
제 투자 철학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는 투자를 하자는 것이며 지금까지 이에 부합하는 다양한 투자구조를 구현하며 충실히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은 결국 실행되지 않거나 나중에 문제를 만들어 냅니다. 서로의 니즈에 기반한 대등한 협상을 하였을 경우에 협상 대상자는 ‘투자의 파트너’가 되게 됩니다.

정회민) 많은 분들도 비슷하겠지만, 저는 안 되는 것은 명확히 안된다고 처음부터 선을 긋습니다. 그리고 주요 쟁점 협상에 집중합니다. 협상은 항상 길어질 수 있고, 뒤돌아보면 지엽적인 문제에 천착하여 몇 주간 지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협상 테이블 너머에는 감정이 있는 사람이 있고, 감정이 협상 자체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쟁점을 단순화하여 전장을 좁히고, 해야 할 전투를 명확히 하는 것이 불필요한 감정 개입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내가 원하는 전장을 설정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PE가 인수 또는 투자 후 진행하는 Value Add Program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지요?
김동준) 인수 또는 투자 후에 진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비정상의 정상화’입니다. 그동안 어떤 이유로든지, 원칙과 법규 등에 부합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어 온 것이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이 첫 단계만으로도 영업적자의 회사가 영업이익을 내는 흑자전환이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기업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뿐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오랜 시간 일해온 임직원들의 참여와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데, 경영자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지 않고,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침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함께 발전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언급하면, ‘열려있는 마음’입니다. 모든 가능성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이종철) 가장 중요한 것은 ‘PE가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하는 것은 흔들림 없이 원칙을 고수하고, 못 하는 것은 최상의 전문가 및 파트너와 협력 후 그에 대한 보상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PE의 강점은 ‘목적의 뚜렷함’에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극대화한다는 명제와 관련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올바른 기업 지배 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정립, 투명성의 확보, 효율적 자본운영, 비효율의 제거,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 등 PE가 잘 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원칙을 고수해야 합니다.
또한 PE는 투자 전문가이긴 하나, 투자한 회사가 속한 산업에 잔뼈가 굵은 것도 아니며 해당 산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나 경험을 보유한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 경영인이나 각계 전문가들 또는 전략적 투자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도움을 받받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파트너들에 대하여 충분하게 성과를 나눈다는 방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 팀 한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정회민) ‘적시성’입니다. PE의 투자는 그 자체가 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큰 변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업을 구성하는 임직원들이나 벤더/고객사들의 입장에서, 대상 회사에서 일상적으로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없다면, 결국 형식적인 변화(주주 변경)에 그치고 변화에 대한 긴장도나 적극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축소되고, 기존의 관성이 유지되게 됩니다. 변화의 방향이 틀렸으면 그 방향을 수정할 수 있지만, 변화의 기회를 놓친 기존 관성의 지속은 수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Value Add Program은 그 내용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언제 도입하느냐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상적으로 기업 인수합병 이후 진행하는 통합 방안(PMI*)을 ‘100일 Plan’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형식적인 변화(주주 변경)가 즉시 행동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함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PMI : Post-Merger Integration)

 

Q. 예전에 전통적인 경기 순환론에 대한 기본 믿음이 있었다면, 금융위기와 팬데믹 경제 위기를 지나면서 중앙은행과 정부의 역할이 강화되고 결과적으로 자본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펀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동준) 자본주의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은 저희들은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펀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지구촌 경제 전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다양한 인간들의 삶의 양태에 대해서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습니다.
투자하려고 하는 대상 기업과 사업분야에서 앞으로 어떤 성과가 날 것인지 예측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지요. 단기간의 갇혀진 공간에서의 조건뿐 아니라, 열려있는 가능성들 사이에서의 판단이 PE업의 성공에 필수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상황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회사의 수익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이종철) 자본주의는 과거 어떤 순간에도 확실히 정립된 적은 없고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위기 또는 팬데믹 등의 거대 이벤트는 자본주의의 변화를 가속화할 뿐입니다. 다만, 자본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칙에 집중하여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의 흐름에 맞는 우량한 회사를 선정하고, 회사의 니즈에 맞는 투자구조 및 성장 전략을 수립하며, 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경영진을 파견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투자자의 수익 보호 및 극대화를 위한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하든, 이러한 기본 원칙에 집중한다면 훌륭한 펀드운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중앙은행과 정부는 우수한 운용사에게 공적 성격의 자금을 위탁운용하기도 합니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역할 강화에 있어 민간 운용사를 활용하는 사례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회민) PE는 연기금 등 출자 기관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수탁자입니다. 가장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PE의 사명입니다. 따라서 금융환경이나 경기순환의 변화는 당연히 제가 주시하고 이해해야 할 주제이나, 고민의 대상은 이러한 변화가 어떠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도출할 것인가의 관점에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작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년 내 4건의 투자를 단행했고,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2건의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좋은 기업은 환경이 어려워도 성장합니다. 외부 고객의 위임을 받은 PE의 책임은 이러한 좋은 기업과 투자 기회를 발굴함에 있습니다.

 

Q.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실물과 금융시장의 괴리가 심해지고, 이로 인해 기회가 적어진 MZ세대들의 금융 및 부동산 투자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후배들에게 해주실 좋은 말씀 있습니까?
김동준) 금융 및 부동산 분야에서의 그 어떤 투자도 사실 기본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과도한 빚을 지고 하는 투자는 내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처참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도 그런 상황을 경험해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망하는 것을 많이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투자의 현인이 이야기했다는 원칙이 가장 중요합니다. 절대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하지요. 말은 쉽지만, 이게 정말 힘듭니다. 그런데 그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면 그에 근접하게 갈 수 있고,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투자에 대한 내공이 커질 수 있습니다. 여하튼 후배들은 절대로 투자를 통한 성과만 바라보지 말고, 위험도 관리하는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이종철) 앞선 내용에서 ORIX 재직 중 제가 조 단위의 자금을 수십 년동안 운용하면서 연평균 수익률 36%를 남겼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만, 우습게도 그 기간동안 제 개인자금은 아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독립해서 가장 좋았던 일 중에 하나는 제가 관리하는 펀드에서 제 개인자금을 함께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제가 개인적으로 투자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본업에 집중하느라 개인자금 관리를 소홀히 했던 탓도 있었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기관투자와 개인투자의 속성의 차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저는 PE투자의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안건을 발굴하는 것 이상으로 적절한 투자계획에 의해 리스크를 제어하고 투자 이후에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결코 투자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닙니다. MZ세대 후배분들 중에 저보다 상장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잘 하는 사람은 많을 겁니다. 다만 조직적인 서포트에 의해 분석을 하고, 큰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게임의 룰을 컨트롤하며, 경영참여로 가치제고와 리스크 대응이 가능한 투자는 그만큼 성공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이 되었던 부동산이 되었던, 적절한 투자는 적극 권장합니다.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하에서 현명한 투자를 하며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본인에 대한 투자도 소홀히 하지 마시고 역량을 증진하셔서 게임의 룰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는 더 많은 수익창출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회민) 투자와 관련한 진정한 실력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또는 내 예상과 다른 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세 상승장에서는 모두가 실력자입니다. 반면 하락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하락 전환 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의 금융시장은 언젠가는 하락 사이클에 진입하게 될 것이고, 지금의 투자 성공 방식과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환경이 도래할 때 빨리 적응하고, 슬기롭게 대응하여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Q. 2021년을 마감하는 지금으로부터 3년, 5년, 10년 뒤에 우리가 살아갈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변화에 어떻게 준비를 하면 좋을지 동문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김동준) 인류 역사상, 오늘날과 같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기술발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일어나는 시대는 일찌기 없었습니다. 모든 과학자들의 예측은 이러한 기술발전들이 산술적으로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3, 5 또는 10년 후의 미래는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으로는 도저히 예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유연하게 대응하며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agile & vigilent)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민첩하게 변화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의 인터넷 혁명, 모바일과 바이오 혁명처럼 우리 사회를 심대하게 변화시키는 기술의 발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기업이 도태되겠지만, 새로운 부를 창출할 기회를 줄겁니다. 바로 AI 혁명입니다. 레이 커즈와일 교수가 예언한 ‘특이점(Singularity point)’이 오기 전에 우리 인류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골디락스시대를 누려보시지요.

이종철) 근본적으로 사회의 변화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현재 기술의 발전 양상을 보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기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혁신이 필요한 기술입니다. 로보틱스 같은 경우 수십 년 전에도 각광받았지만 현시점에 와서야 재도약 중입니다. 자율주행 및 블록체인 기술도 향후 넘어야 할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언제 기술혁신이 이루어질 지 알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는 수평적 확장 단계에 와 있는 기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딥러닝이라는 기술혁신 이후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패턴 추론 등 수도 없이 많은 응용기술을 양산해 내며 수평적 확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년 내에 인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카카오, 네이버, 우버 등 플랫폼 역시 수평적 확장이 가능한 사업모델이며, 이러한 기업들의 사업확장은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 입니다. 사회 변화의 기반이 되는 현재 발전하고 있는 기술을 들여다봄에 있어 이러한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각자 개개인들이 느끼는 시사점이 보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느 정도 세상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적절한 준비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회민) 아직 대중이 체감하지 못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이미 상용화되고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이야기인 듯한 5G/6G, 바이오, 메타버스,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새로운 분야가 ‘나 혼자서 먼 이야기’가 되는 시점은 멀지 않았습니다. 특히 한국은 그러한 변화가 다른 나라들보다 더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그 변화를 이끄는 지를 인식하고, 그 변화의 예상 결과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뒤돌아 볼 때 예전에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기회들은 변화가 시작될 때 기존의 방식이 무너지는 순간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변화와 그 변화로 인해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그 변화의 결과에 대한 시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 이해하면 누구보다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선택지를 넓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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