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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SANG PL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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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신영식(80경영)의 마케팅 스토리 _ 마케팅 샤머니즘 (Marketing Shamanism)
등록일:2018-11-19
조회수:309

신영식의 마케팅 스토리

 

 마케팅 샤머니즘 (Marketing Shamanism)

신영식(80경영, 한국지엠주식회사 부사장, CMO)

높은 청년 실업률, 늘어나는 가계부채, 무너지는 주식시장, …... 참 어려운 시절이다. 이럴 때면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 점집이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쉽게 사주팔자나 토정비결을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디 용한 점쟁이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솔깃해 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점잖은 표현으로 미래 과학이라는 점사를 좋아하는 이들이 제일 사랑하는 이는 아마도 신내림을 받은 점술가가 아닐까 싶다. 사주추명학으로 인생의 길흉을 예측하는 이들은 지식을 기반으로 하지만 소위 신점을 친다는 점술가 즉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은 샤머니즘적으로 말하자면 저쪽의 세계에서 부름을 받은 이들이다. 어떤 사람들이 왜 선택되었는지는 모르나 좌우간 그들은 어떤 영적인 존재와 소통하고 그의 메시지를 사람의 언어로 전달한다고 한다.

마케팅얘기를 하다 갑자기 왠 샤머니즘 타령? 당연히 점을 쳐서 전략을 세우자는 주장을 하는 것도, 주술적인 힘을 빌어 뭔가를 해보자는 주장도 아니다. 단지 신내림과 무속인의 관계가 마치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생생하게 읽어내야 하는 마케터의 숙명과 너무나도 닮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얼어붙은 시장에서  살아남고 막강하고 부지런한 경쟁자들과 싸워 이기려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경쟁자를 넘어서는 호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감동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려운 걸 해내려면 고객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강력한 인사이트를 찾아내야만 한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고객을 이해하는 정도로 되는 게 아니다. 모름지기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은 머리로 하는 것인데, 고객의 지갑은 가슴이 여는 것이다. 머리의 왼쪽을 쓰던 오른쪽을 쓰던 논리와 지식으로는  고객을 이해시킬 수 있을 뿐 움직이지는 못한다. 인간의 행동은 마음이 시키는 것이고 행동이 따라야 성과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마케터는 고객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어야 승리를 꿈꿀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가 이 수준에 이르는 통찰을 얻으려면 마케터 자신이 곧 고객이 되어야 한다. 깊은 병에 걸린 환자를 보고 그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정심(Sympathy)을 가지는 수준을 넘어 그와 같은 부위에 같은 아픔을 느끼는 공감(Empathy)의 단계에 이르러야 진정 고객을 움직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마음으로 느낀 얘기를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아마도 신이 내린 무당이 자신에게 내린 그 존재의 메시지를 인간의 언어로 풀어내는 모습, 시쳇말로 공수가 터지는 것과 일견 비슷하다. 신어를 읖조리는 무당처럼 소비자 신의 뜻을 술술 풀어내는 Marketing Shaman의 입에서 나올 소비자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것이 무엇이든 이런 저런 분석과 논리적 추론만으로 만들어낸 마케팅 전략과는 아예 그 수준 자체가 다를 것이다.

마케팅 샤머니즘은 종교적인 신념이나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주술과 무관한 이야기다. 지독한 경쟁을 이기고 승리자가 되려면 아니 적어도 살아남기라도 하려면 고객신의 내림을 받고 그의 눈과 귀가 될 수 있는 수준의 깊은 이해를 가진 Shaman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Marketing Shaman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고객신을 받는 내림 굿을 받아야 하나 아니면 산속 동굴에 들어가 철야기도를 해야 하는 걸까? 그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심각하고 처절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그 비법이다. 소비자의 생각과 느낌을 알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그와 같은 라이프 사이클을 유지해야 한다. 즉, 고객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관심을 가짐으로써 그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동일시(Identification)를 이루는 것이다. 예컨데 40대 전업 주부이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고객이라면 그들이 좋아하는 일일 드라마의 팬이 되어야 한다. 그냥 이해하려고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드라마의 막장 스토리에 열광하고 울고 웃는 팬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모여서 수다 떠는 자리에 합석해도 바로 같은 무리가 될 수 있을 만큼 같은 관심사를 가져야 하고 같은 느낌과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내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내 고객이 20대라면 20대가 열광하는 음악과 영화와 패션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그걸 즐겨야 한다.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마케팅의 세계를 떠나거나 고객을 무시해 버리는 것이 낫다.

일에 치여서 매일 밤 늦게 까지 책상머리에 앉아있고, 반복되는 회의에 지쳐 사무실 밖에 나올 여유도 없으며, 운동도 취미도 없이 사는 사람이 다이나믹한 스포츠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짠다고 상상해보라. 등산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이가 만든 등산용품은 어떤 것이 될 것이며, 운전을 두려워하는 이가 만드는 자동차 광고는 어떤 것이 될까 상상해보라. 멋진 승부를 원하는가? 그럼 소비자 신이 내린 무당이 벌이는 마케팅 굿판에서 신명나게 한판 놀아보자. 아마도 그 굿은 씻김굿도 별신굿도 아닌 위닝굿(winning good)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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