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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피플인터뷰]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 창립 50주년 기념 인터뷰
등록일:2019-04-22
조회수:343

졸업 후에도 선후배가 함께 아름답게 성숙해 가는 시스템 구축


나우주(82응통, ㈜엘엠에스 회장)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가 어느덧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7년 10월에 발간한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창립 50주년 기념집』에 실린 나우주 응용통계학과 동문회장(82응통)의 인터뷰 내용을 발췌하여 『연경포럼』에 소개한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요즘 새로운 진화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회사 일로 일본, 중국, 미국을 자주 다니다보니 주변국들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어느 순간인가 우리나라는 시간이 정체 된 느낌입니다. 제가 1995년 사업을 시작할 때 모토로라 핸드폰이 점점 비즈니스맨 영역에서 일반인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느꼈는데, 20년이 지난 최근 몇 년 사이 그때에 버금가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요국들을 다녀 보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자동차입니다.

전기차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고 전기와 내연 기관을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후진국입니다.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인 우버(Uber)는 주변국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저도 일부러 우버를 여러 차례 이용해 보았는데 드라이버나 이용객 모두 만족해 하고 활동 영역,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에 이르면 우리는 거의 할 말을 잃습니다. 주변국의 경우 거의 모든 도로에 자전거 전용이나 공용도로가 있고, 3~6달러를 내면 얼마든지 편리하게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으니, 가히 생활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주요국들의 변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만들고 사람들의 시간, 생활 패턴, 심지어 사고의 영역에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데, 우리는 몇 년째 정체되어 있습니다. 걱정은 하면서도 아직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장님의 학창 시절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응용통계학과에 1982년에 입학하였는데, 당시는 전두환 대통령 통치 시기라서 연일 계속되는 데모와 사회 혼란을 겪으며 4년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당시 78명이 입학하였는데, 졸업 정원제라 해서 입학 정원을 늘리고 졸업할 때 인원을 줄이겠다는 정책 하에서도 입학하였던 동기들은 모두
졸업하였습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나 연세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직을 걱정해야 한다는데, 그때만 해도 취직 걱정은커녕 오히려 좋은 곳을 골라서 갈 때였습니다. 그래서 공부만 열심히 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여행, 외국어,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학창 시절 기억나는 일들이 있으신가요?
78명이 입학하였는데 다른 과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에 4년을 같이 지내다 보니, 동기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3학년 때 수학 여행을 갔는데 일주일 동안 버스를 빌려 전국을 돌아다녔고 그때 가보고 이제까지 못 가본 도시들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그 당시 시간만 나면 동기 몇몇이 함께 여행을 다녔는데, 10명 정도가 산정호수를 2박 3일로 갔었습니다. 이튿날 저녁에 호수 옆에서 모닥불을 피우다가 태울 나무가 떨어지자 술김에 호수를 바라보고 쉬라고 만든 공공 벤치를 뜯어다가 태운 바람에, 아침에 난리가 난 거예요. 식당을 겸한 숙박집 주인이 그 사실을 알고서는 어찌나 역정을 내던지, 그 자리에서 동기들과 함께 포천 시내에 나가 나무를 사와서 새 벤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때 나무 뒷면에 이름들을 써놓았는데, 몇 년 지나고 다시 가보니 그대로 있었습니다. 요새도 동기들과 한잔할 때면 안줏거리 삼아 이야기합니다.


졸업 후 유학을 가셨죠?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때는 전두환 대통령의 서슬이 퍼럴 때라 지금처럼 아무나 유학을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시험을 통과해야 하였습니다. MBA를 가기 위해서는 GMAT를 봐야 했기 때문에 3학년부터는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뉴욕 주립대학에 갔고 MBA를 마친 후에는 삼성물산에 입사하였습니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삼성물산 회계팀에 입사하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삼성은 관리 쪽이 힘 있으니 관리팀 으로 성장하는 것이 좋겠다고 인사팀에서 이야기해서 들어가게 되었는데 도중에 군대 영장이 나왔습니다. 입사한 후 몇 년 되지도 않아 국방대학원에서 조교로 군 생활을 하였는데, 시험 채점도 해야하고 번역도 해야 하고 해서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지금도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의 일부 구절을 외우는데, 그것을 못 외우면 엄청난 얼차려를 받기 일쑤였습니다. 군 생활에서 배운 전쟁 훈련 이론들이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즈니스의 세계와 전쟁 전략과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제대 후, 복직하려는데 왠지 해외 영업을 하고 싶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 모두 반대하였지만 고집을 부려서 해외 영업 팀에 갔는데, 소련, 동구 팀에 배치가 된 거예요.
노태우 대통령 시절 북방 정책의 일환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게 되었는데, 러시아, 폴란드, 체코, 헝가리 같은 공산 국가들은 당시 적성 국가였습니다. 지금은 자유롭게 여행도 다닐 수 있는 구동구권 국가이지만 그때는 남산 안기부에 가서 2시간씩 교육을 이수해야 갈 수 있는 공산 국가였던 때입니다.
맨 처음 출장이 199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였는데, 얼마나 떨리던지…. 하지만 그럴 때 기회가 있는 것이었어요. 아직 이자라는 개념도 없던 공산국가에서 남들보다 빨리 자본주의를 경험한 젊은 사업가들이 외국 회사들과 협력하여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그래서 젊은 유학파 동구인들이 갑자기 자본을 쌓으면서 신흥 부유층으로 떠오르게 되었고, 여태껏 그 부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1995년 당시 소위 ‘삐삐’라는 무선 호출기 수출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제가 약 1천만 달러 정도의 실적을 내고 있었습니다. 꽤 괜찮은 아이템이었고 전망도 있어 보였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나오는 바람에 구조 조정이 되어 핸드폰이 주가 되고 무선 호출기는 드롭(Drop)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그때 제가 담당 대리로 전 세계 무선 호출기 수출을 맡고 있었는데, 갑자기 드롭한다고 하니 거래 처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지금이야 삼성물산도 계약에 의해 사업을 드롭해도 몇 년간 유예 기간을 두고 부품도 공급하고 하지만, 그때는 드롭 오더(Drop Order)가 떨어지면 몇 달 안에 사업부가 바뀌고
담당자가 없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임원분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 직접 사업을 시작하여 공급해 보겠다고 하였더니, 인사팀까지 나서서 반대를 하는 거예요. 그때 제가 첫째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라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지만, 제 처는 하고 싶으면 한 번 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후 엄청난 고생길에 들어섰는데 짧은 지면으로 그 긴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고, 언제 시간이 되면 한잔하면서 풀어놓겠습니다. 어쨌든 그때 만든 회사가 2007년에는 운 좋게 코스닥 상장도 하고 1천억 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 어렵겠지만 새로운 도전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족분들이 연대 상경대와 관련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서울대 상대를 나오셔서 한국은행에서 정년 퇴직을 하셨지만, 나머지 우리 가족들 중 많은 분이 연세대 상경대를 졸업하였습니다. 작은 할아버지는 연희전문학교 상과를 나오셔서 산업은행 총재와 상공부 장관을 하고,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많은 재산을 상경대에 기부하였는데, 그것이 상경대 지하 1층에 있는 각당헌입니다. 그 후에 당숙 두 분이 경영과를 졸업하시고, 제 막냇동생도 경제과 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응용통계학과가 50주년을 맞게 되었는데 2017년 동문회장으로서 기분이 어떠신가요?
지난해, 전 응용통계학과 동문회장이셨던 송하경 모나미 회장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개런티 하에 회장직을 맡게 되었는데, 맡고 보니 50주년이라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도 좀 정신이 없던 때라 이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하고 고민이 많았는데, 어차피 제가 100주년을 보기는 어려울 테니 50주년을 열심히 준비해 보자고 마음먹고 동문들의 의견들을 모으기 시작하였습니다. 50주년 기념집을 기획하고, 등산 대회도 하고 모교 교수님을 모시고 골프 모임도 하고 전국 통계과 대학들을 초청하여 학술 대회도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동문님들이 몇십 년 전 강의 노트, 사진, 성적표 등도 보내 주셨고, 수고한다고 식사 자리도 마련해 주기도 하시고, 각종 아이디어도 내주시고 해서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지원과 관심을 모아 준 선배님, 후배님, 모교 교수님들, 그리고 학교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요새 가장 기분 좋은 소식은 우리 응용통계학과 후배들이 무척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어느 선후배님이 대표가 되었다고 할 때, 취직률이 100%라 서로 신입생들이 들어오려고 경쟁이 치열 하다고 할 때 등등입니다. 무엇보다도 응통과 선후배님들의 자부심을 높이는데, 그리고 선후배님들이 재미를 선사함으로써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 내는 데 노력하고 싶습니다. 산우회, 골프 모임, 와인모임, 금융인 모임, 산업계 모임 등 각종 소모임을 활성화해서 졸업 후에도 선후배님들과 함께 아름 답게 성숙해 가는 시스템을 후배님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창립 50주년 기념집』 에서 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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